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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구름에 가려 정상은 안보이고

50개 주 최고봉이라는 50이라는 숫자를 쓰면서 참으로 감회가 크다. 지난 2월 11일 시작하여 7개월 10일 만에 오늘이 마지막 50개 주 최고봉을 마무리 짓는 날이니 감격이 남달리 크지 않을 수 없다. 50개 주를 다 찾아 다니기도 어려운 판에 그 많은 산 가운데 최고봉만을 찾아 정상을 등정한다는 것은 야심이나 욕망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건강도 있어야 하고 시간과 어느 정도 재력도 있어야 하며 음식도 가리지 않고 아무 것이나 잘 먹어야 되며 지리에 밝고 운전도 하루에 십여 시간씩 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산에 대한 상식과 혜안이 있어야 한다. 골고루 이렇게 많은 조건들을 갖추어야 비로소 시작할 수 있으나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아 천우신조로 하늘의 도움이 없으면 이 또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5267피트 높이의 메인 주에 있는 캐터딘 피크(Katahdin Peak)도 마찬가지다. 처음 올라갈 때 만해도 안개인지 구름인지 한 발짝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공중에서는 갈 길을 찾지 못하는 캐나다 기러기떼들이 토해내는 울부짖음 소리만이 처량하게 머리 위에서 뱅뱅 돈다. 3.3마일의 침니 폰드(Chimney Pond)까지만 해도 의욕이 있고 기운이 있어 그런대로 별로 힘든 줄 모르고 올라 왔는데 여기서부터 얼마나 어려운 길이면 2.2마일의 정상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시간을 전부 적으란다. 정상은 구름에 가려 전혀 보이질 않고 바윗돌만 앙상하게 남아있는 좁은 골짜기 속의 가파른 등산로인데 올라가도 올라가도 끝이 없다. 속옷은 땀에 흠뻑 젖고 겉으로는 추위와 체온으로 성애가 하얗다. 9월 21일 오전 11시 55분 한인 이민 100년 역사상 단독으로는 50개 주 마지막 최고봉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새들 트레일(Saddle Trail)을 통해 고도게인 3813피트를 올라 정상에 도착하니 5267피트 캐터딘 피크라는 입간판과 벤치마크 성황당 같은 돌무덤 주물로 만든 안내판 등 그런대로 정상 표시가 되어있는데 땀을 흠뻑 흘린 뒤라 화씨 10도의 추위를 이기기란 이 또한 여간 고통이 아니다. 이 산은 주지사였던 퍼시벌 P 박스터가 1931년부터 1962년까지 총 20만1018 에이커의 임야를 자연 그대로 놔둘 것을 전제로 기증하여 박스터 피크(Boxter Peak)라고도 하고 산 이름을 따서 캐터딘 피크라고도 부르는데 동부에서 제일 유명한 2180마일에 가까운 아파라치안 등산로의 종착역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정상을 올라 오는 등산로는 4군데가 있는데 모두 다 난이도가 대단히 어려운 코스들이며 산 자체가 토양은 전연 없는 석산이라 침니 폰드 쪽으로는 내려다 보기에도 현기증이 날 정도로 수직으로 떨어진 낭떠러지다. 지금 생각하니 그 동안 50개 주를 어떻게 다 다녔는지 그저 꿈만 같다. 〈끝〉 김평식 〈에버그린 등산 클럽 213-445-0320>

2009-07-02

[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수많은 돌다리 사이 '마시' 혼 느껴

마시 산(Mt. Marcy)은 높이가 5344피트로서 이 산에 많은 봉사와 기여를 했던 당시 주지사의 이름으로 인디안 말로는 구름의 눈물 또는 구름을 가른다는 뜻을 가진 산이다.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레이크 플래시드(Lake Placid) 시내로 들어 가기 2마일 전에 아디론댁 로지 로드(Adirondack Loj Rd)를 타고 남쪽으로 끝까지 들어가면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정상까지는 왕복 14마일이고 고도 게인(Elevation Gain)이 3165피트인 이 산은 1인당 9달러의 입장료를 내고 입산을 해야 되는데 정상까지의 가이드를 150달러부터 살 수도 있는 특이한 산이다. 주차장에서 백담사 계곡 같이 물 좋은 깊은 골짜기 속을 2마일 정도 올라가면 그런대로 경치도 괜찮은 마시 댐이 나오고 댐 위로는 나무 마루 위로 건너가게 되는데 여기에서도 5마일이 넘는 정상이 빤히 올려다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경사도 더욱 심할 뿐 아니라 마치 뱀사골 올라가는 길 같이 온통 돌계단 천지다. 수많은 돌다리와 나무다리를 번갈아 건너뛰며 마시의 정성과 혼이 서려 있음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댐에서 1시간 반 정도 올라가면 테이블 톱 산(Table Top Mt.)으로 갈리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조금 더 직진하면 오른쪽으로 인디언 폭포(Indian Falls)가 나온다. 인디언 폭포 바위 위에서도 정상이 바로 눈 앞에 들어 오는데 마지막 반 마일 정도는 보기에도 경사가 아주 심해 보인다. 이 산은 현직 대통령이 갑자기 유고를 당해 부통령이 대통령으로 승계한 대단히 중요한 역사가 서려 있는 산이기도 하다. 자연을 매우 사랑했던 루즈벨트 당시 부통령이 1901년 9월 14일 이 산의 정상을 밟고 내려오던 중에 윌리엄 맥킨리 당시 대통령이 죽었다는 급한 비보를 받게 된다. 곧바로 역마차를 타고 달려가 그 날부터 대통령으로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는데 당일 루즈벨트 부통령이 등산했던 등산로를 지금은 루즈벨트 마시 트레일(Roosevelt Marcy Trail)이라 부른다. 짐승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마시나 루즈벨트나 일구월심 그만한 노력과 정성을 다 바쳤기 때문에 마시 산이라는 이름도 붙여졌고 큰바위 얼굴이나 루즈벨트 국립공원도 그리하여 그 이름이 새겨지지 않았는가? 김평식 〈에버그린 등산 클럽 . 213-445-0320>

2009-06-11

[김평식의 50개주 등정기] 발 아래 구름 산 허리를 휘감고···

맨스필드 산(Mt. Mansfield)은 높이가 4393피트로 버몬트 주에서는 제일 높은 산이다. 이 산도 원주민이었던 인디언들의 애환 어린 전설이 서려있는 산이다. 당시 인디언들은 죽기 전에 맨스필드 산의 정상에 올라가 기도하며 죽음을 기다리는 풍습이 있었는데 수명이 다 되어가는 한 늙은 인디언이 도저히 다리가 아파 정상에 올라가질 못하고 중간에서 죽고 말았다. 산신이 그 사람의 정성과 딱한 사정을 받아들여 정상 부분에 그 인디언이 누워있는 얼굴상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동쪽에서 서쪽으로 올려다 보면 이마와 코 입술 턱 등이 천상 사람 얼굴이다. 23달러의 입장료를 내고 오토 톨 로드(Auto Toll Road)를 타고 4.5마일을 올라가면 코밑부분에 비지터 센터가 있다. 왼쪽을 바라보니 수많은 안테나들이 높게 솟아 있는 4063피트의 코 위 부분으로 1마일 정도 되는 등산로와 소방도로를 따라 사우스 피크(South Peak) 정상 위에 올라 사진도 찍고 벤치마크도 확인하고 비지터 센터로 다시 내려왔다. 비지터 센터가 그때서야 문을 열었길래 무심코 들어갔는데 쉐라라는 여자 레인저가 맨스필드 산의 정상은 코 부분이 아니고 북쪽으로 보이는 4393피트 높이의 노스 피크(North Peak)란다. 이런 사실도 모르고 그냥 내려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아찔해지며 마치 귀중한 보석함을 잃어버렸다 되찾은 느낌이다. 잃어버릴 뻔했던 최고봉의 보석함을 찾아준 쉐라라는 젊은 레인저의 얼굴이 지금도 눈앞에 어른거린다. 부랴부랴 차 안에 넣어두었던 등산 가방을 다시 걸머지고 왕복 4.6마일의 롱 트레일(Long Trail)을 걷기 시작했다. 1마일 정도 가면 곤돌라 클리프 트레일(Gondola Cliff Trail)과 서브웨이 트레일(Subway Trail) 선셋 릿지 트레일(Sunset Ridge Trail)을 차례로 만나게 되는데 바위 위에 해놓은 사각 페인트 표시를 따라 정상에 도착하니 의외로 등산객들이 많다. 구름이 발 아래로 산 허리를 감고 지나가는데 남자 레인저 1명이 정상 위에 상주하며 사진도 찍어주고 담소하며 도와주고 있다. 정상 위에 서서 서쪽 방향으로 눈을 돌리니 가물가물 큰 호수가 보인다. 뉴욕 주와 버몬트 주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챔플레인(Champlain) 호수로 미국에서는 6번째로 큰 담수호이다.어제 뉴욕 주의 포트 켄트(Port Kent)에서 버몬트 주 최대 도시인 벌링턴(Burlington)으로 거리를 줄이기 위해 카 페리(Car Ferry)를 타고 건너온 대단히 큰 호수이다. 페리가 가는 동안 차 안에서 흘러 나오는 '시인의 가슴이 되어'라는 유행가가 귓전을 달콤하게 울려온다. 김평식 〈에버그린 등산 클럽 213-445-0320>

2009-05-28

[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정상엔 93피트 웅장한 탑이···

글레이록은 매사추세츠 주의 서북쪽 코너에 위치해 있으며 높이가 3491피트로 정상까지 자동차로 올라 갈수 있다고 나와 있다.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산 입구에 있는 비지터 센터에 들르니 올라가는 도로와 건물에 대한 전체적인 보수공사 때문에 자동차로는 올라갈 수 없다고 한다. 정상까지 도보로 오늘 중으로 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그렇다고 얼마 남지 않은 50개 주 최고봉 등정을 마무리 하는 단계에 이곳만 빼놓고 발길을 돌릴 수도 없고 참으로 난감한 진퇴양난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다시 레인저가 차선의 방법을 알려 주는 대로 산 뒤쪽으로 차를 몰아 왕복 8마일 정도 되는 체셔 하버 트레일(Cheshire Harbor Trail)을 걸어 3시간 만에 정상에 올랐다. 400 에이커의 주립공원 안에 있는 글레이록의 정상 위에는 석조탑으로 건축된 높이 93피트나 되는 높은 타워가 웅장한 자태로 서 있다. 원래 이 타워는 1차 세계대전 때 죽은 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해 1930년에 시작하여 3년만인 1932년에 완공된 타워인데 등대 역할까지 하여 불빛이 70마일 밖에서도 볼 수 있어 인근의 모든 사람들에게 추모정신을 일깨워 주는 탑이다. 정상 위에는 남북으로 애팔래치안 등산로가 통과하고 있어 등산객들을 위한 배스콤 랏지(Bascom Lodge)와 캐빈 식당도 있으며 매사추세츠 주의 최초의 보호구역이기도 한 주립공원 안에는 수많은 등산로도 있다. 자동차 통행이 불가하니 방문객은 없고 산 전체가 수면 속에 빠져 있는 듯 정상 주위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대단히 한가로웠는데 공사하는 몇 사람들만 분주할 뿐이다. 정상 타워에서 동쪽 아래로는 애덤스라는 시골 소읍의 전경이 들어오고 나머지 방향으로는 나지막한 야산들과 듬성듬성 전형적인 목가의 모습들이다. 정상에서 숲 속의 등산로를 따라 내려오면 이름도 알 수 없는 숨겨 놓은 듯 한 무명의 조그마한 저수지가 있고 그 옆으로는 하도 오래되어 쓰러져 가는 목조 가옥 한 채가 서 있다. 글레이록 산 전체가 얼마나 좋은가는 허먼 멜빌을 봐도 짐작이 간다. 그는 미국이 자랑할 수 있는 '모비딕'의 작가로 유명한데 그가 이 산을 찾아와서 무슨 영감을 받았는지 몇 권의 책을 저술했다는 기록이 증명하고도 남는데 필자도 조금의 영감을 받았으니 무엇인가는 해야 할 텐데. 김평식 〈에버그린 등산 클럽 213-445-0320>

2009-05-21

[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가파른 경사 기차로 정상 올라

워싱턴 산(Mt. Washington)은 조지 워싱톤 대통령 만큼은 안되겠지만 그래도 움직일 수 없는 산치고는 너무나 유명한 산이다. 기네스 북에도 2가지나 등재되어 있는데 첫째는 세계에서 제일 높이 올라가는 철로 기차가 있다는 점과 두 번째는 1943년도에 기록된 지금까지 세계최고 기록인 231마일의 강풍이 이 산에서 감지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외에도 1819년에 만들어진 미국에서 제일 오래된 8.2마일의 크로포드 패스 트레일(Crawford Path Trail)이 있다는 것도 자랑거리일 것이다. 워싱턴 산 정상 부분에는 항상 바람이 심하게 불고 일기가 불순한데 1642년 다비 필드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정상을 밟았고 1852년부터 건물을 건축하기 시작했는데 지금 현재도 일반 관광객들에게 내부를 공개해 보이고 있는 팁 톱 하우스(Tip top House)는 1853년도에 건축된 것이다. 일반인 1인당 59불짜리 코그 레일웨이(Cog Railway)라는 기차를 타면 객차 1량을 달고 가파른 경사를 거의 직선으로 오르며 45분 만에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산 뒤쪽 16번 선상의 글렌 하우스(Glen House)에 있는 워싱턴 산 오토 로드(Mt. Washington Auto Road) 입구에서도 차량 1대당 20달러를 내고 정상까지 8마일의 좁은 길을 20마일 속도로 올라갈 수 있는데 그런대로 짜릿짜릿한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길이다. 워싱턴 산은 높이가 6288피트로써 뉴햄프셔 주에서는 제일 높은 산인데 필자는 자동차로도 올라가 보고 기차로도 올라가 보았으며 등산을 하면서도 내려와 보았는데 북향으로 도열해 있는 전직 대통령들의 이름을 딴 애덤스 제퍼슨 프랭클린 등 13개의 봉우리 뿐만 아니라 뉴욕 주의 마시 산(Mt. Marcy)까지 보일 정도로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워싱턴 산 정상에서 미국 최초의 등산로인 크로포드 패스 트레일을 따라 1.5마일 내려오면 아파라치안 등산객들을 위한 AMC(Appalachian Member Center)를 만나는 4거리 등산로에서 아모누수크 래바인 트레일(Ammonoosuc Ravine Trail)로 바꿔서 2.5마일을 더 내려오면 다시 코그 레일웨이의 주차장이 나온다. 부채살 같이 확 퍼지는 폭포도 있고 6, 7단으로 꺾이며 구비쳐 내려 쏟는 폭포도 있고 등산로 주위로 펼쳐지는 바위와 숲들의 경연은 필설로 다 표현키 어렵지만 난이도는 흡사 영암의 월출산의 중봉으로 해서 상봉을 돌아 나오는 만큼 정신 없이 내려 왔는데도 3시간이 넘게 걸렸다. 김평식 〈에버그린 등산 클럽 213-445-0320>

2009-05-14

[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시비에 휘말린 산 등정은 '고행길'

프리셀 산(Mt. Frissell)은 커네티컷과 매사추세츠 주의 경계선 때문에 말썽이 대단히 많았던 산이다. 프리셀 산은 하필이면 같은 산 안에 높은 봉우리가 2개 있는데 2개의 봉우리 사이로 주 경계선이 나 있다. 사단의 원인은 커네티컷 주 안에 있는 2380피트 높이의 봉우리보다 바로 건너편에 있는 매사추세츠 주 안에 있는 2453피트의 봉우리가 73피트 더 높다는데 있다. 물론 매사추세츠 주에는 이보다 훨씬 더 높은 산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커네티컷 주에서는 산 전체를 자기네 주 경계선으로 하려고 하는데 매사추세츠 주에서 이를 받아 들이지 않기 때문에 시누와 올케 사이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랬다고 이왕 온 김에 양쪽 주봉을 다 올라봄이 어떨까 싶어 해는 얼마 남지 않았는데 기를 쓰고 바위 벽을 오른다. 양쪽 봉우리에 별다른 표시도 없이 단지 방명록 함만 나무에 달랑 매달려 있는데 부부지간에도 자주 다투다 보면 애들이고 살림이고 별로 신경이 쓰여지지 않듯이 서로 시비와 싸움에 시달리다 보니 서로 스트레스나 받고 무엇 하나 제대로 해놓고 싶은 생각들이 없었나 보다. 커네티컷 주의 프리셀 산은 높이가 2380피트로써 찾아 들어가기가 매우 어려워 등산로 입구에서 만난 밥이라는 미국 사람도 혼이 났다는 뜻으로 머리를 좌우로 흔든다. 필자도 그 옆에 있는 리가 산(Mt. Riga)을 1시간 이상 올라갔을 정도로 남의 허벅지만 긁어주고 내려와서 다시 또 수없이 산 속을 헤메다가 오후 5시경에야 간신히 찾아 헐레벌떡 등산을 시작하였는데 집이나 땅같이 주소가 없어 찾아 다니기가 여간 어려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더욱이 산 속의 비포장 도로에는 길 이름도 표지판도 없을 뿐 아니라 더욱이 생소하게 처음 찾는 곳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어떤 곳에서는 사냥개처럼 냄새나 맞고 찾아 다니는 형국이다. 엉뚱한 리가 산을 오르내리느라고 헛고생만 하고 엉뚱한 사람한테 화풀이 하듯 내려와서 처음 갔다 온 길을 조금 더 멀리 내려가니 바로 그곳이 1906년에 만들어 세운 매사추세츠와 커네티넷 주의 경계선이라는 돌비석이 서 있고 주차장에 미국 사람 밥이 막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산 찾느라고 고생 엉뚱한 산 올라 가느라고 고생 시비에 휘말린 산 올라가느라고 고생 오늘은 그야말로 처음부터 고행길이이었다. 김평식 〈에버그린 등산 클럽 213-445-0320>

2009-04-30

[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신선만 볼 수 있다는 '선경'

휘트니 산(Mt. Whitney)은 미국 본토 안에서 만큼은 제일 높은 산이다. 알래스카에 있는 산들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산이라 미국의 등산가들은 물론 특히 유럽의 하이커들이 이 산에서 등산을 하기 위해 입산 허가 신청을 많이 제출하는 산인데 이 산이 LA에서 불과 서너 시간 거리의 북쪽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남가주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여간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휘트니 산의 높이는 정확하게 1만4495피트이다. 한국의 영산이라 일컬어지고 있는 백두산의 높이가 9000피트도 채 안되니 이 산의 위용을 대략이나마 짐작하게 하는데 본토 안에 1만피트가 넘는 산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부지기수이지만 1만4000피트가 넘는 산은 그리 많지가 않다. 이 산은 자연을 철저하게 보호하기 위해 매년 일정 인원에 한해 입산허가를 내 주는데 휘트니 포털(Whitney Portal) 주차장에서 약 2마일의 거리에 있는 론 파인 레이크(Lone Pine Lake)까지는 입산허가 없이 존 무어 등산로를 따라 등산을 할 수 있으나 이는 하루 일정에 한해서이다. 보통 이 산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전문 산악인과 동행이 바람직하며 올라가면서 하룻밤 내려오면서 또 하룻밤을 캠핑해야만 그래도 수월하게 정상 등반을 마칠 수가 있는데 산이 워낙 높기 때문에 올라갈수록 산소 부족현상 때문에 고통을 많이 받게 된다. 필자는 이 산의 정상을 4번이나 밟아본 경험이 있는데 정상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 보면 무엇이라 형언할 수 없는 경관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좋은 경치를 일컬어 비경이니 절경이니 하는데 선경이라 함은 마침 구름이라도 산 중턱에 깔려 있을 때 그야말로 신선만이 볼 수 있는 풍광 중에서도 단연 압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다 그렇게도 어려운 역경을 딛고 정상에 올라 성취한 기쁨까지 더 하면 마음의 흥분은 배가 된다. 마치 오래도록 사모하던 연인을 가슴에 품었을 때의 성취감이라고 할까? 어렵게 아주 어렵게 얻은 것일수록 값진 것이란 것을 정상에 오르면 새삼 알게 되리라. 1만4411피트 높이의 레이니어 산은 아무 것도 가리지 않고 나신 그대로 홀로 서있는 남자의 상인데 비해 휘트니 산은 속살을 보이지 않게 겹겹이 높은 준봉들이 앞을 가리고 있어 콧대 높은 노처녀 같다. 김평식 〈에버그린 등산 클럽 213-445-0320>

2009-04-23

[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맥킨리 보다 힘든 812피트 평지

로드 아일랜드 주의 최고봉은 제리모스 힐(Jerimoth Hill)로 키는 겨우 812피트 밖에 높지 않다. 종기가 작으면 고름도 작다고 50개 주 가운데 면적도 제일 작은 주인데 101번 선상의 커네티컷 주 경계선에 위치해 있는 제리모스 힐은 말이 힐(Hill)이지 힐도 아니고 그저 평지일 뿐이다. 그러나 도로에서 소방도로를 따라 차로 들어가면 1~2분 걸어 들어가도 5~6분 정도면 충분한데 제리모스 힐 가기가 알래스카의 맥킨리 정상 올라가기 보다 더 어려웠었다는 사실에는 그저 황당하고 의아해질 뿐이다. 일반 등산가들은 아예 들어갈 생각조차 하지 않겠지만 50개 주 최고봉만을 찾아 다니는 사람들은 로드 아일랜드 주만 빼 놓을 수도 없어 속을 썩이며 안달을 하여도 못 들어 오게 하는 사람의 부동산 경계 안으로 허락도 없이 들어 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바로 입구에 살고 있던 리처드슨이라는 땅 주인이 애초에는 개방을 하여 별 어려움 없이 드나들었는데 소수의 방문객들이 밤낮으로 소란을 피우고 쓰레기와 오물을 버리고 가서 나중에는 참다 못해 철통같이 막아 버리게 된 것이다. 한 것만큼 되돌아 온다는 업보가 아닌가? 50개 주 최고봉 협회 회장이 땅 주인을 찾아가 아무리 사정을 하여도 별 무 소용이 없으니 그래서 생겨난 말이 제리모스 힐을 들어가기란 맥킨리 정상을 정복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후문이 돌게 되었는데 2005년도에 제프라는 사람이 이 일대의 땅을 전부 매입하는 바람에 숨통이 트이게 되었다. 지금은 리처드슨이 살던 집 앞의 소방도로로도 들어갈 수 있으나 입간판이 서 있는 옆으로 잔 자갈을 깔아 만들어 놓은 등산로를 따라 조금 들어가면 소방도로를 사이에 두고 1968년도에 만든 #1과 #2 두 개의 벤치마크가 각각 1개씩 있는데 사실은 이 곳이 정상이 아니고 소방도로를 따라 끝까지 들어가면 조그마한 주차장이 나온다. 옛날에 이곳에서 천체를 관찰했었던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는데 방명록 함이 매달려 있는 큰 소나무 뒤의 바위 위가 최고봉 지점이다. 영웅 호걸도 시절을 잘 타고 나야 한다는 말과 같이 맥킨리 올라가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는 이곳을 제프라는 사람이 수많은 사람들을 영웅 호걸을 만들어 주었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땡큐 미스터 제프! 김평식 〈에버그린 등산 클럽 213-445-0320>

2009-04-16

[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5개 주 한자리서 한눈에 쫙~

클링먼즈 돔(Clingman's Dome)은 그레이트 스모키 산맥(Great Smoky Mts.) 국립공원 안에서도 제일 높고 테네시 주 안에서도 제일 높은 6643피트이다. 이 산에는 2176마일이나 되는 동부에서는 제일 길고 유명한 아파라치안 등산로가 클링먼즈 돔 바로 밑을 지나 가고 있는데 테네시 주와 노스 캐롤라이나 주의 경계선도 겸하고 있다. 넓은 주차장으로부터 반 마일 정도 되는 아스팔트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아파라치안 등산로 사인이 있고 바로 그 옆의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장애인을 위한 듯 계단이 아닌 완만한 경사를 이루면서 빙글빙글 원형을 이루며 콘크리트로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올라가 보면 360도 경관이 다 보인다. 가슴이 시원하도록 탁 터진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와이오밍 주에 있는 데블스 타워(Devils Tower)와 같이 5개 주를 한 자리에 서서 다 볼 수 있다는 곳이다. 이름하여 테네시 주는 물론 노스 캐롤라이나 사우스 캐롤라이나 조지아 켄터키 주가 바로 그런 곳인데 수 백 마일 떨어진 미시시피강까지 보인다니 생각만 해도 얼마나 황홀한 풍광이겠는가? 클링먼즈 돔과 그레이트 스모키 산맥은 동부에서는 제일 인기 있는 국립공원인데 단풍의 절정기인 가을철의 주말에는 산 전체가 하루 종일 주차장으로 변하고 만다. 옛날에는 쿠와히라는 인디안 말의 지명이 1859년 클링먼즈 돔으로 변경되었고 1946년에는 보잉 B-29기가 이 산에 추락했던 역사도 갖고 있는 산이다. 이 산의 정상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 보면 늘 뿌연 안개에 가려 있어 그레이트 스모키 산맥이라 명명이 되었는데 마치 동양화에서나 봄직한 풍경을 맛볼 수 있는 산이기도 한데 특이한 것은 이 산에 있는 나무들한테서 자연적으로 스모키가 생산된다고 한다. 근교에는 볼거리와 명소들이 너무 많아 이왕이면 일정을 넉넉히 잡고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뉘 집 도끼자루가 썩어 나갈지는 모르지만. 김평식 〈에버그린 등산 클럽 213-445-0320>

2009-04-09

[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산악인 넋 달래줄 추모비가···

산에 들면 가득한 정기 있으매 푸른 기운 솟고 산의 자연 있으매 맑은 물도 흘러 우리 생명 더 불어 모든 생명 사노니 북미주의 최고봉 맥킨리여 만고불변하여라. 빙하 위에 서서 구름에 가려있는 정상 쪽을 바라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차디찬 저 얼음장 속에는 산을 사랑했던 젊은 사람의 영혼들이 수없이 묻혀있을 터. 매년 십수명씩 조난을 당한단다. 탈키트나(Talkeetna) 레인저 스테이션에서만 입산 허가를 내주는데 매년 신청자 1200명 중에 절반밖에 성공하지 못하고 그 중에서도 1%는 윤화를 당한단다. 베이스 캠프의 한여름 평균 기온이 화씨 10도에서 50도 사이라니 얼마나 혹독한 추위와 싸우며 온갖 역경을 이겨내야 하는가는 불문가지다. 거기다 수많은 크레버스와 눈사태 강풍 동사로 도처에 어려운 난관이 깔려있으니 그만한 희생자가 나올 법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등반에 가장 좋은 계절로는 4월에서 7월 사이며 허가 비용은 1인당 250불이고 경비행기 탑승 비용은 체중 125파운드까지가 525불이고 1파운드 초과시1불씩 추가 비용이 든다. 비행장 바로 옆에 있는 탈키트나 공원 묘지에는 고상돈과 이일교 두 대한남아의 추모비가 있고 그 옆에는 두 사람 말고도 6명의 한국 산악인들의 위패가 봉안돼 있다. 맥킨리 산 정상을 정복하다가 희생된 위패들을 살펴보니 2007년까지 미국인이 71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일본사람 22명 캐나다 12명 그리고 한국이 8명으로 4위에 올라있으니 산으로의 불타는 향념을 중도에 멈춘 젊은 넋을 어떻게 달래 주어야 할지 모르겠다. 마지막 날 그래도 혹시나 싶어 다시 수십 마일을 반대 방향으로 올라가 공원 안으로 들어가 새비지 강 쪽으로 가는데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아니면 젊은 영령들의 한이라도 풀어주기 위함이었던가. 늘상 허리를 감고 풀어주질 않던 구름들이 실오라기 하나 없이 직선 거리 70마일 밖에서도 선명하고도 웅장한 전라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나? 처음에는 내 눈을 의심할 정도로 의아했지만 버스에서 내린 관광객들의 환호와 탄성이 범벅이 되면서 카메라에 담기 바쁘다. 어제 경 비행기를 타고 네 품 속을 파고 들어 젊은 영령들을 위로한 보람이 있었구나. 앵커리지로 내려와 알래스카에 대한 IMAX 영화를 보니 더욱 감명이 크다. 미국은 과연 축복의 나라다. 순록들이 초원에서 풀을 뜯어 먹는 걸 봐도 평화와 축복이요 이 큰 땅 덩어리가 넝쿨 채 굴러 들어온 것을 봐도 큰 축복이요 또한 감명이다. 반대로 소련은 또 얼마나 후회와 탄식이 클지 아마 개인 같았으면 속병이라도 깊게 들어 제 명에 살지도 못했으리라. 김평식〈에버그린 등산 클럽 213-445-0320>

2009-04-02

[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눈과 단풍의 황홀한 풍광

수 많은 젊은 영령들의 한을 못 풀어 주었음인가? 낮이나 밤이나 구름이 허리를 감고 풀어주질 않고 있으니 하얀 소복을 입은 네 자태는 영영 볼 수가 없구나. 허나 내일은 기필코 비행기를 타고 가서라도 네 품속을 파고 들어 지금까지 속으로만 울먹이던 심장을 속 시원하게 큰 소리 내어 울게 하리라. 맥킨리 산(Mt. Mckinley)! 50개 주 최고봉 등정 42번째인 맥킨리 산은 자그마치 2만320피트로 미국은 물론 북미 대륙에서도 제일 높은 산이다. 9월 3일 8시 30분 알래스카 비행기 편으로 앵커리지에 내리니 구름은 잔뜩 끼어 있고 보슬비가 간간히 뿌리고 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230마일 북향에 있는 데날리(Denali) 국립공원을 향해 달리는데 LA와는 기온이 무려 30여도나 차이가 나니 반 소매와 반 바지를 바꾸어 입지 않으면 속살로 스며드는 한기를 배겨날 길이 없다. 구름 사이로 간간히 보이는 산들은 점박이 눈들이 하얗게 남아있고 도로변에는 벌서 애스펜과 미루나무의 노란 단풍들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특히 단풍나무 아래로는 나즈막한 블루베리 부시(Blueberry Bush)의 잎파리들이 주홍빛으로 한껏 물들어 있어 마치 온 세상을 빨간 양탄자 가운데로 지나가는 느낌인데 구름과 눈과 단풍이 어우러져 내는 풍광은 참으로 신비스럽고 한 자리에서 4계절을 다 맛보는 것 같아 황홀하다. 맥킨리 산을 근접해서 보려면 왕복 5시간부터 12시간 짜리 등 다양한 버스 투어가 있는데 아일슨(Eielson)까지 다녀오는 8시간 짜리도 맥킨리 산 뒤쪽으로 어지간히 둘러보게 되기에 권할만한 곳이다. 데날리 국립공원이나 맥킨리 산에는 등산로가 없다. 단 방문객 센터에서 새비지 강(Savage River)까지 서쪽으로 15마일 정도 가면 새비지 강 양쪽을 따라 왕복 2마일의 루프 트레일(Loop Trail)과 새비지 록(Savage Rock)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는 정도다. 맥킨리 산은 사우스 피크(South Peak)와 노스 피크(North Peak)의 두 봉우리가 서로 옆에 붙어 있는데 거의 다 2만320피트의 최고봉인 사우스 피크를 택하게 된다. 모든 등반객들은 경비행기를 타고 헌터 산(Mt. Hunter)과 포레이커 산(Mt. Foraker) 사이에 있는 해발 7500피트 높이의 카힐트나(Kahiltna)빙하에 내려 베이스 캠프를 치는데 거기서부터 정상 도전에 2~3주가 걸린단다. 정상을 올라가는 루트는 3군데가 있는데 등반객의 85%는 웨스트 버트레스(West Buttress) 루트를 택하게 된다. 김평식〈에버그린 등산 클럽 213-445-0320>

2009-03-26

[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일년내내 얼음덮인 '난코스'

보라(Borah)는 아이다호 주의 상원의원의 이름이다. 보라 피크(Borah Peak)는 1983년 7.3도의 지진으로 인해 오히려 7피트 정도나 더 높아진 산이다. 산 자체는 그리 높지 않은데 비해 1년 내내 얼음이 있는 산으로 지금까지 빙하에 깔려 죽은 사람만도 3명이라 등반 시에는 날씨와 얼음용 장비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위험한 산이다. 50개 주 최고봉 등정 41번째인 보라 피크는 1만2662피트 높이로 아이다호 주에서는 제일 높은 산이다. 아이다호 주의 15번 출구인 93번에서 내려 26번 서쪽으로 가다가 맥케이(Mackay)에서 21마일 북쪽으로 올라가면 마운트 보라 트레일헤드(Mt. Borah Trailhead) 사인이 나온다. 처음부터 경사가 만만치 않다. 왕복 7마일의 그리 길지도 않는 정상 등반에 10시간 내지 12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보면 이 보라 피크 정복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등산객들이 옷 한가지라도 거추장스러워 드문 드문 나무 가지에 걸어 놓고 올라간 것을 봐도 그 어려움을 짐작케 하고도 남는다. 3시간여를 비몽 사몽으로 올라가니 나무 그늘도 없고 오른쪽으로는 닭벼슬 같이 생긴 치킨 아웃 리지(Chicken Out Ridge)라는 바위 봉우리산이 있다. 여기서부터 경사도 경사로니와 왼쪽으로 천길 만길 낭떠러지이고 스노우 필드(Snow Field)라는 빙벽과 암벽을 통과해야 하는데 어쩌면 이렇게 어려운 곳으로 길을 만들었나 그저 야속할 뿐이다. 얼음 평원 서쪽 면은 요세미티의 해프 돔 같이 바위산 절반이 뽀개져 나갔는데 누르스름한 금맥 두 줄기가 선명하게 보인다. 보라 피크는 네바다 주의 바운더리 마운트와 유사한 점이 많은데 산 높이와 등산로 길이도 비슷하다. 사막성 기후에도 정상에 눈이 있다는 것 들어가는 길이 비 포장 도로에다 산 속에 저수지가 없다는 것조차 닮았는데 산은 보라 피크가 약간 낮지만 등산은 훨씬 더 어려운 편이다. 주차장까지 내려오니 몰골이 말이 아닌 만신창이가 되었다. 말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 헬렌 켈러가 만일 3일간만 앞을 볼 수 있다면 첫 날은 산에 올라가 아름다운 꽃과 풀과 빛나는 저녁 노을을 보고 싶다고 했다. 너무 지쳐서 피로하니 이 순간만은 다 귀찮다. 제 아무리 아름다운 꽃과 풀과 빛나는 노을이라도…. 김평식 〈에버그린 등산 클럽 213-445-0320>

2009-03-19

[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전문 등산가도 '지옥 코스'

50개 주 최고봉 등정 40번 째인 개닛 피크(Gannett Peak)는 높이가 1만3804피트로 와이오밍 주 안에서는 제일 높은 산이다. 유타 주의 킹스 피크(Kings Peak)에서 북쪽으로 226마일 떨어져 있는데 80번 프리웨이에서 191번을 타고 북상하면서 주위를 보면 마치 라스베이거스를 가고 있는 양 황량한 사막 벌판을 연상케 한다. 파이데일(Pinedale)을 거의 다 가서 동북간으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 놓는 개닛 피크를 비롯해 한다는 거봉들의 자태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1만2000피트서부터 1만3000피트가 넘는 16개의 고봉들이 군대 사열하듯 일렬로 도열해 있는데 그 위용에 그야말로 숨이 죽고 기가 죽고 혈이 멈추는 듯하다. 여명이 트기도 전에 프리몬트 레이크 로드(Fremont Lake Rd.)로 15마일 정도 올라가니 끝자락 오른쪽에 비지터 센터가 나온다. 너무 일러서 문을 열지 않았는데 실수로 문을 두드리니 70이 넘은직한 노인이 눈을 비비며 그래도 웃는 낯으로 문을 열어준다. 이름이 밥이라며 자기도 캘리포니아에서 살았다며 5년 전에 이곳으로 들어와 마지막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며 특히 야생동물과 자연보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면서 개닛 피크는 자기도 올라가 보지 못했지만 여간 어려운 등정이 아니라는 부연 설명까지 해 준다. 특히 왕복 40마일이 넘는 험한 등산로인데다가 1만600피트에 있는 티트콤 레이크(Titcomb Lake)에서 부터는 정해진 등산로도 없는데다 경사도 심하고 암벽 또는 빙벽타기 등 극난의 코스들이라 전문 등산가들도 지옥을 들어갔다 나올 정도의 처절한 등산로란다. 등산로 입구에서 폴 크릭 트레일(Pole Creek Trail)로 올라가면 수없는 크고 작은 호수와 갈림길을 거치는데 에클런드 호수(Eklund Lake)부터는 등산로 3거리가 나온다. 왼쪽의 티트콤 베이슨 트레일(Titcomb Basin Trail)로 가야 하는데 티트콤 호수까지의 9마일 정도는 1만피트가 약간 넘는 능선 밑으로 가게 되나 일단 티트콤 레이크를 벗어나고 부터는 수직 상승의 길도 없는 혼자만의 사투를 벌여야만 된다. 일레브 게인(Elev Gaine)이 9000피트나 되며 알래스카의 맥킨리산(Mt. Mckinly)보다 등산이 더 어렵다는 악명이 붙어있는 산이기도 하다. 애초부터 정상까지는 올라가지 못할 산으로 점을 찍고 있었는데 날씨마저 꾸무럭 거리더니 빗방울까지 떨어진다. 변명거리까지 생겼으니 얼마 걷지 않았어도 이 또한 아름다운 실패 아니런가? 김평식〈에버그린 등산 클럽 213-445-0320〉

2009-03-12

[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죽음의 빙하' 넘어 정상으로

50개 주 최고봉 등정 39번째인 몬태나 주의 그러나이트 피크(Granite Peak) 가기 위해서는 미국의 그 유명한 그랜드 티턴(Grand Teton)과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중앙을 관통하여 14번 동문으로 나가서 코디(Cody)에서 북상하는 것이 제일 빠른 길이다. 때는 석양이라 버팔로 빌 레이크(Buffalo Bill Lake) 주위의 경관도 좋아 호수의 전경이 다 내려다 보이는 목장 안에 통나무로 지은 케빈에서 하루의 피로를 풀어본다. 자연 앞에서는 인간의 힘이 보잘 것 없다고들 하지만 그러나이트 피크에 와서는 자연에 도전하는 인간의 힘도 엄청나다는 양면성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이트 피크 정상은 4군데서 올라갈 수 있는데 죽음의 빙하지역으로 들어서면 등산로도 없고 암벽과 빙벽을 타야 되기 때문에 #5-1 로프 등 특수 장비와 전문가가 아니면 상당히 어려운 코스이다. 동쪽의 이스트 로즈버드 레이크(East Rosebud Lake)와 서쪽의 미스틱 레이크(Mistic Lake)와 연결되는 9마일이나 되는 FST 17 이라는 유령의 팬텀 크리크 트레일(Phantom Creek Trail)이 있다. 미스틱 레이크(Mistic Lake)에서 동쪽으로 3마일 정도 팬텀 크리크 트레일로 가면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오는데 조금 올라가면 등산로도 없는 죽음의 빙하를 넘어가야만 정상에 도전할 수 있다. 서쪽 등산로 입구는 78번 선상에서 425번으로 웨스트 로즈버드 레이크(West Rosebud Lake)까지 24마일을 들어가면 발전소가 나온다. 발전소 가운데로 등산로가 나 있는데 3마일 정도 올라가면 마치 백담사 계곡을 들어선 듯 미스틱 레이크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장관인데 환상의 저수지라는 미스틱 레이크가 그야말로 신비스럽게 나타난다. 딴에는 깊은 산 속도 많이 다녀봤고 호수들도 많이 접해 봤지만 높은 산의 빙하가 녹아 만들어 놓은 미스틱 레이크의 진한 청수의 빛깔과 신비스러운 풍광에는 그만 넋을 잃고 만다. 더욱이 미스틱 레이크부터 시작되는 3마일이 넘는 거리에 직경 3인치 길이 12인치 파이프가 1250개 정도가 소요된 발전소 역사의 인간 승리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지구가 온난화 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언젠가는 눈도 오지 않고 빙하도 없게 되고 호수도 말라 물도 없게 되면 대대손손 밑천 안 들이는 사업의 인간 만세가 물거품이 되지 않겠는가? 호숫가에 앉아 손바닥으로 물을 적셔보며 탄식이 절로 나온다. ▷문의: 213-445-0320)

2009-03-05

[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산중의 산 '위풍당당'

유타 주에는 아주 험준한 산들이 꽤나 많다. 그 많은 산들 중에서도 산 중의 왕이란다. 가파른 협곡의 자이언 캐니언(Zion Canyon)을 비롯해 5개의 국립공원을 가지고 있는 유타 주에서 과연 제일 높다는 킹스 피크(Kings Peak)는 어떠한 산인가? 솔트 레이크 공항에서 80번 고속도로 동쪽으로 125마일 지점에 39번에서 내려 5마일 정도 남쪽으로 가면 마운틴 뷰(Mountain View)가 나오고 410번으로 바꿔 다시 7마일 정도 내려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왼쪽으로 283번 비포장 도로로 들어서서 가다 다시 72번으로 가야 하는데 갈림길이 상당히 많고 길 표시도 없어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등산 시작도 하기 전에 헛 고생만 할 우려가 많은 곳이다. 필자도 길을 잘못 들어 2시간 동안이나 산 속을 헤 메다가 천우신조였는지 장님이 더듬거리다가 문고리 잡듯 헨리스 포크 메인 트레일(Henrys Fork Main Trail) 입구를 간신히 찾게 되었다. 입구부터 맛이 다르다. 왼쪽 아래로는 헨리스 포크로 내려가는 물이 많아 흐르는 물소리도 요란할 뿐 더러 심산 유곡에서 눈이 녹아 내려오는 물이니 맑기가 청량 할 뿐 아니라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생수로다.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올라가는 등산로 양 옆으로는 애스펜들의 작은 잎 파리들이 아침 이슬을 머금은 채 살인 미소를 지으며 추파를 던지고 있다. 약 2마일 정도 올라가면 3거리가 나오는데 오른쪽으로는 앨러게이터 레이크 트레일(Alligator Lake Trail)이 나오고 여기서부터는 애스펜은 없고 사타구니 안에 허벅지 굵기의 사철나무들이 밀집해 있다. 50개 주 최고봉 등정 38번째인 킹스 피크는 1만3528피트 높이로서 유타 주에서는 제일 높은 산이다. 명성에 걸 맞게 등산객들이 꽤나 많다. 오늘이 8월 8일 금요일인데도 군인들 행렬 하듯 끊이지 않고 계속 내려 오는데 거의가 젊은 20~30대들이다. 등산을 마치고 주차장에 막 내려오니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하더니 금방 콩 알보다 더 큰 우박으로 변한다. 유리창이 깨지는 것 같아 도로변에 차를 세워 놓고 그칠 때를 기다린다. 왕의 자리를 아무나 넘보는 것조차 용서치를 않는구나. 김평식 〈에버그린 등산 클럽 213-445-0320>

2009-02-26

[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1만4411 피트 위용, 국립공원 명예까지

한 마디로 말해서 웅장한 산이다. 미국 본토에서는 제일 높다는 위트니산(Mt. Whitney)보다는 불과 84피트 차이로 아쉽게도 장자의 자리를 내 놓고는 있지만 1만4411 피트 높이의 위용은 참으로 대단하다. 위트니산도 갖고 있지 못하는 국립공원이라는 큰 명예를 가지고 있는 것도 참으로 자랑스럽지만 이 산을 바라보고 있는 순간 가위조차 눌려 호홉마저 침묵하게 됨은 이 산의 장엄함 때문이리라. 100만년 전에 화산이 터져 정상부분이 날라가서 그렇지 오히려 그전에는 위트니산보다도 더 높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못내 아쉽기도 하지만 현재도 분화구에서 모락 모락 연기를 뿜어 내고 있다. 완전히 죽은 사화산이 아니라 잠시 쉬고 있는 젊은 휴화산이라 언제 또 엄청난 포효를 부릴지 아무도 모르는 산이다. 50개 주 최고봉 등정 37번 째인 레이니어산(Mt. Rainier)는 워싱턴 주에서는 제일 높은 산이며 볼거리도 굉장히 많은 산이다. 6400피트 높이의 북동쪽에 위치해 있는 선라이즈 포인트(Sunrise Point)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더욱 일품이며 에몬스(Emmons) 산에서는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제일 큰 빙하도 있어 극치를 더 할 뿐이다. 남쪽 입구인 패러다이스 밸리(Paradise Valley)에서 에디스 크릭(Edith Creek) 옆으로 나 있는 등산로를 따라 약 2마일 정도 올라가면 파노라마 포인트(Panorama Point)가 나오는데 계곡 아래로 펼쳐지는 웅장한 경관도 좋지만 운이 좋으면 나이스퀄리(Nisqually) 빙하의 빙벽이 무너지는 경천동지의 굉음이라도 듣게 되면 그야말로 하늘이 노하고 땅이 흔들리는 혼비백산을 아니 느낄 수가 없다. 계속해서 1만 피트 정도 눈 속을 헤치며 올라가면 무어 캠프(Muir Camp)가 나오는데 정상까지는 왕복 16마일이며 선라이즈 쪽에서 올라가는 것 보다는 이 길이 한결 짧은 코스이다. 레이니어 국립공원 안에는 등산로가 전부 합해서 300마일이 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등산로가 원더랜드 트레일(Wonderland Trail)이다. 레이니어산을 7~8부 능선에서 한 바퀴 도는 97마일의 등산로인데 한 해에 쌓이는 적설량이 무려 330피트의 두께가 되기 때문에 7월에 가서야 소통할 수 있으며 소요일수는 10일 내지 14일이 걸린다. 욕심 같아서는 이것도 해야 되는데. 다 넘어가는 해가 무슨 힘이 있다고. ▷김평식 (에버그린 등산 클럽 213-445-0320)

2009-02-19

[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장미 도시의 '흰 두건'

마운트 후드(Mt. Hood)는 포틀랜드 시에서 55마일 정도 동쪽으로 외롭게 홀로 떨어져 있는 산이다. 가주와는 주 경계끼리 서로 접해 있는 주면서도 오리건 주에 단 하나 밖에 없는 산상의 청정호수인 크레이터 국립공원을 보기 위해 많은 한인들도 여행을 하고 있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포틀랜드 시는 세계적인 장미의 도시이다 1년에 한 번씩 장미의 축제가 벌어지는데 오리건 가든에 들어가 보면 수 백 종류의 장미와 진귀한 정원수들을 샤틀 버스를 타고 다니며 볼 수 있는데 이곳을 와서 보고야 비로소 고목이 다 된 내 몸에서도 이런 황홀한 느낌과 감각이 숨어 있었다는 것도 다시 발견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후드는 두건이라는 뜻이다. 높은 산 이마에 흰 두건을 쓰고 있다는 것이 이 산의 상징이다. 이 산은 벌써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여러 번 찾아 왔지만 50개 주 최고봉 등정 36번째인 1만1239피트 높이의 마운트를 등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와서 정상을 바라보니 보통 때와는 달리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눈과 빙하가 있는 높은 산의 정상을 정복하기 위한 등정은 여러모로 각별하고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데 3년 전에도 무리한 등정을 하다가 한인을 비롯한 산악인들이 희생된 산이기도 하다. 하얀 정상의 설경을 바라보면 욕심없이 마음을 비우라는 평상의 진리를 느끼게 되지만 마음을 비우라는 말도 실천하기가 어렵지만 마음을 바꾸기도 참으로 어렵다는 섭리를 보통 때는 잊고 있다가 영산에만 오면 다시 깨 닿게 되는 그 이유 또한 모르겠다. 포틀랜드 시에서 26번 하이웨이를 타고 동쪽으로 50마일 정도 가면 팀버라인 랏지로 들어가는 길이 나오는데 그 길로 들어가면 랏지의 넓은 주차장이 나온다. 바로 주차장에서도 등산로가 시작되고 PCT도 이 산을 관통하는데 거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스키 리프트를 2번 갈아타고 끝까지 올라가면 2500피트 정도를 줄일 수 있는데 정상까지는 왕복 8마일이다. 26번과 35번 하이웨이는 이 산을 가운데 두고 동쪽과 남 서쪽을 돌면서 관망할 수 있는 도로인데 마운트 후드에서 내려오는 여러 갈래의 계곡물들은 실버톤에 있는10개의 폭포라든지 오리건 주에서 제일 유명한 멀노마(Multnomah) 폭포 등 60여 개의 수많은 폭포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물들이 콜럼비아 강물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데 이 근교에 있는 산과 강과 바위 폭포들은 가히 신비에 가까울 정도의 극치 중에 선경들이다. 얼굴도 아름다운 여인이 몸매까지 구색을 다 갖추듯이 말이다. 김평식(에버그린 등산 클럽 213- 445-0320)

2009-02-12

[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출생따라 대우가 달라'

미국에서 수없이 높은 산을 다녀 봤지만 이 산만큼 운명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 기이하게 태어난 산도 보지 못한 것 같다. 사람을 비롯해 이 세상 모든 제형 물체들이 태생적으로 잘 태어나야지 인정을 받고 대우를 받게 된다는 것을 바로 이 산을 보고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된다. 네바다 주는 미 50개 중에서 36번째로 연방정부에 가입된 주이며 가장 쓸모 없는 땅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도박수입으로 주정부의 살림살이를 하고 있는데 주도는 라스베이거스가 아니고 인구 4만 명에 불과한 카슨이라는 자그마한 시골 소읍이다. 네바다 주에서 제일 높은 1만3140피트의 마운트 바운더리(Mt. Boundary)는 카슨 시에서 동남쪽으로 약 150마일 정도 떨어져 있는데 묘하게도 캘리포니아 주의 경계선에서 불과 한 발자국 들어간 네바다 주 안에 있는 산이다. 지리적으로 우편 번호는 네바다 주이지만 가문으로 따지자면 캘리포니아에 있는 화이트 마운틴스(White Mts.)에 소속되어 있다고 보면 되리라. 왜냐하면 캘리포니아에 있는 맏형인 1만4246피트의 화이트 마운틴(White Mt.)을 위시해서 둘째 형인 1만3559피트의 마운트 두보아(Mt. Dubois) 셋째 형인 1만3484피트의 점프오프(Jumpoff) 넷째 형인 1만3441피트의 몽고메리 피크(Montgomery Peak)이 북쪽으로 나란히 서 있는데 제일 막내둥이인 마운트 바운더리가 네바다 주로 양자를 간 셈이 되었다. 5형제 중에 제일 낮은 산이 네바다 주에서는 제일 높은 산으로 칭송을 받고 많은 재산과 온갖 환대를 다 누리고 있으니 이 또한 팔자 소관이 아닌가. 미 50개 주 최고봉 등정 35번째인 마운트 바운더리를 등정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중 동부에 있는 비숍에서 6번 동쪽으로 45마일 정도 가면 주 경계선이 나오면서 오른쪽으로는 몽고메리와 바운더리 피크의 위용이 나오는데 거기서 계속 20마일 정도 더 가면 264번과 만난다. 264번 동쪽으로 10마일 정도 더 직진하면 266번과 만나는 지점에 조그마한 바운더리 피크 사인이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비 포장도로로 12마일 들어가야 주차장이 나오는데 4륜 구동차가 꼭 필요한 곳이다 B&B 광산 옆으로 올라가면 주차장이 나오는데 정상까지 왕복 7.5마일의 등산은 높이에 비해 난이도가 그렇게 어려운 편은 아니다. 양자를 가더라도 이 산 팔자 같이만 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평식(에버그린 등산 클럽 213-445-0320)

2009-02-05

[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작은 산 에워싼 '마초 농장'

이번 7개 주 여정 중에 White Butte를 찾다가 길을 잘못 들어 길도 아닌 잡초와 돌 투성이인 무덤과 같은 험난한 길을 몇 시간씩이나 헛고생을 하고 나니 허탈과 부화가 끓어 오른다. 화근은 이미 예고가 되어 있었다. Amidon에서 85번 동쪽으로 1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사인이 분명 잘못 세워져 있기 때문에 하루에도 필자 같은 사람이 부지기수란다. 미 50개 주 최고봉 등정 33번째인 White Butte는 높이가 3506피트이며 N Dakota주의 서 남쪽 코너인 S Dakota주와 Montana주와의 접경지역에 위치해 있는 최고봉이다. Butte라는 말은 Mound보다는 높고 Mt.보다는 낮은 외따로 떨어져 있는 산을 말한다. White Butte는 사인판도 잘못 세워져 있고 길 표시도 없으며 농촌 구석이기 때문에 물어볼 사람도 없어 찾아 가기가 매우 어려운 곳이다. 장님이 더듬거리다 문고리 잡는다고 근처를 수도 없이 빙 빙 돌다가 간신히 White Butte를 찾았는데 정상이라는 표시는 고작 측량 깃 점 하나뿐이다. White Butte의 외모는 백색 횟 가루를 덮어 쓴 것 같이 하얀 산이 남북으로 약간 길게 늘어져 있는데 주위로는 마초 기르는 농장뿐이다.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85번 북쪽으로 불과 30마일 뒤에는 N Dakota주에서는 단 하나밖에 없는 Theodore Roosevelt국립공원이 있다. 안 되는 날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어진다고 반경 60마일 안에는 방이 없단다.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도시 전체가 120년 생일 축제란다. Visitor Center의 도움으로 40마일 밖에 있는 웨곤이라고 불리는 고풍스러운 역마차 안에서 미국 선조들의 정취를 느껴보게 되었다. 전기도 없고 화장실도 없고 달랑 침대 하나뿐인데 왜 그 놈의 스프링 성능은 좋은지 조금만 움직여도 옆으로 반쯤은 넘어가는 느낌이다. 에버그린등산클럽 김평식 (213) 445-0320

2009-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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